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갓 서른이 되는 남정네 입니다. 

저는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와 함께 

동생들을 일찍부터 돌보아야 했고 

제 학비를 직접 벌면서 동생들 용돈도 주고 생활비도 보태고 하면서 

어려서부터 절약하는 게 어쩔 수 없이 생활화가 돼버렸습니다. 

겨울옷 패딩점퍼 같은 것도 한 벌 사면 다 해져서 털 빠질 때까지 입고 

그나마 저보다 키가 큰 둘째 동생이 먼저 입고 나면 

제가 반대로 물려 입을 때도 있고... 

뭐 어렸을 때 얘기니까 구질구질하게 막 자세하게 쓰지는 않을게요. 

이제 막내(셋째) 동생까지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 나니까 

뭔가 한시름 놓은거 같고, 빚도 거의 다 갚아가고  

중소기업이었던 지금 다니는 직장도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탄탄해지고 

어머니도 저도 조금이나마 걱정이 덜해지는 거 같은데요. 

고민이 하나 있다면 

최근에 직장동료들끼리 작은 사모임? 을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주말마다 볼링을 치고 저녁을 맛집에서 먹는 것입니다. 

볼링 게임비는 갹출해서 내는 거라 부담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맛집을 그 날 볼링 이긴 사람이 쏘는 걸로 

암묵적인 룰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 

저는 동의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볼링같은 경우는 실력차이가 나다보니까  

이기는 사람이 자주 이기게 되는데 

8명 중에 자주 이기는 그룹이 3명... 거기에 제가 낍니다. 

명당 만원씩 먹어도 8만원, 음료수만 마셔도 10만원이 훌쩍 넘는데 

직장에서 점심도 꼬박꼬박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는 저로서는 

한끼 저녁을 10만원 넘게 먹는게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언젠가 한번 모임 같이 있는 선배에게 이런 말씀을 드렸더니 

제 사정을 다 아시는 선배인데도 너무 자린고비 아니냐고 힐난하시더라구요. 

그렇다고 직장내 사모임인데 빠질수도 없고... 

맛집 다니는 모임이니 저렴한데로만 다니자고 할 수도 없고... 

난감합니다...